누구든 떠나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³★ 편지지 소스 ★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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