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표정
은향 배혜경
꽃을 생각하며
색깔과 향기
모습만 그렸었는데
귀엽고 예쁜
슬프고 애절한
표정이 있다는 걸
그댈 보며 알았지
같은 꽃이지만
태어난 장소
피어나는 시기에 따라
색깔과 표정이
달라진다는 걸
깊이 깨달았어
꽃도
만남이 소중하고
인내와 끈기
용기와 유연함
사랑이 필요하나 봐
생각과 말과 행동 / 차영섭
생각이 씨앗이라면
말은 꽃이고
행동은 열매다
생각은 맨땅에서 솟아난 싹이고
건전한 말은 아름다운 꽃이며
싱싱한 꽃 지면 튼실한 열매 맺는다
꽃 중에도 참꽃, 거짓꽃이 있듯이
말 중에도 참말, 거짓말이 있다
잘 익은 열매, 맛없는 열매를 구분하기 어렵다
내 생각과 말과 행동중 참을 구분하기 어렵다
콩이나 팥 심은데 잡초도 많다
심혈을 기울어 잡초를 뽑아라.
내 마음의 커피 향
詩 / 美風 김영국
머그잔의 커피를 살며시 입가에
그 향기로운 사랑의 내음
따스한 사랑은 나의 목젖을 타고
심장의 고동 소리를 들으려
살포시 내려앉는다
그 진한 갈색은
나의 눈과
나의 마음을 매료시키며
언제나 그러하듯이
내 품 안에서 향기를 뿜어낼 것이다
진한 갈색 향기를
설익은 봄 / 노을풍경(김순자)
빈 나뭇 가지에 새들도
봄이 오는 줄 아는지
재잘거리며 날개짓이 분주하다
창문 가득 들어오는 햇살은
봄으로 유혹하지만
늘 같을 수 없는 날들이
때론 아프게도 지루하게
마른 풀잎에 채이기도 하며
가끔은 쉬어가라 한다
그제 어제가 지나고
눈을 뜨면 새롭게 마주하는 오늘
잠재우던 컴퓨터를 다시 열고
하얀 백지 위에 삶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채우고 담으며 적어간다
바싹 마른 담쟁이 담벽으로
반쯤 걸터앉은 햇살은
어느새 봄을 부르지만
아직도 차갑게 스며드는 바람은
계절의 갈피에서
겨울 속 끝자락 어설픈 미소로
설익은 봄을 부르게 한다
봄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 이헌 조미경
그대를 생각하면
아름다웠던 추억이 슬라이드처럼
한 장 한 장 스쳐 지나갑니다
긴긴 겨울이 지나 땅 위에
노란 복수초가 방긋 웃으며
백치 같은 천사의 미소를 날리겠지요
4월엔 라일락향 가득한 공원 벤치에 앉아
보랏빛 사랑의 언어로 못다 한 그림에
무지갯빛 사랑을 완성했지요
수줍은 개나리가 피는 담장 아래에서
못내 아쉬워 달콤한 밀어를 속삭이며
아쉬움에 발길이 얼어붙었지요
담장 너머로 날아오는 향내에
꽃향기에 취해 졸린 눈 감기는
당신을 닮은 봄이 오려나 봅니다.
당신을 닮은 봄이 오려나 봅니다.
따스한 봄날이 오면 사랑도 깊어 가고
한편에서는 청순한 목덜미를 닮은
하얀 목련이 신부의 화환을 쓰고 앉아
유혹의 눈길 보내겠지요
겨울이 서서히 물러가려나 봅니다
그대가 싫어했던 겨울은 스러지고
봄바람 / 동심초
개나리꽃이 피어나는 호숫가
봄바람에 물결이 일렁이면
봄빛을 안고 호수는 꿈을 꾼다
봄 향기가 호숫가를 돌아
찔레꽃이 피어나고
잔잔한 물결 하늘을 품으면
수선화가 곱게 피어난다
바람 따라 봄은 찾아오고
봄 따라 꿈이 찾아오고
꿈 따라 사랑은 피어나리라
호숫가를 찾아 봄 바람 맞으며
나도 꽃 한 송이 피우고 싶다
새봄에는 나만이 아는
사랑 꽃이라도 피우고 싶다
밝은 햇살이 가득 비치는
靑天 정규찬
엄동설한의 북풍 한설을
물리치고 연분홍 꽃으로
곱게 피는 매화를 대하니
나의 삶도 꽃과 닮아가고
싶은 마음이 무척 크구나
밝은 햇살이 가득 비치는
삶의 작은 길에서 앞날의
꿈과 소망을 가슴에 가득
품고 올 한 해를 맞고 싶다
아무리 거센 파도가 쳐도
거뜬하게 이겨내며 굳은
의지와 신념으로 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