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 모은 최춘자
당신이 아파 나도 아프다고
차마 그렇게 말하진 못하겠어요
그래도 하고 싶은 말 있어요
힘들게 하지 않을게요
등을 후려치는 장대비
걸음걸음마다 멍드는 가시밭길
악몽으로 이어지는 벼랑길
현기증으로 어지럽지만
울먹울먹 당신의 가슴 무너지지만
다 지나갈 거예요
조금만 견뎌줘요
저물녘 강물 가에 번지는
쓸쓸한 바람처럼
생활이란 슬픈 흔적이네요
그래도 당신 곁에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손잡고 걸어온 길 얼룩졌지만
후회 없이 하늘을 바라봐요
설렘으로 아침을 맞이해요
아프지 마세요
슬퍼 말아요
조금만 견뎌줘요
힘들게 하지 않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