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 부르면 / 청하 허석주
미동 없는 봄바람이 되어
낯익은 벚꽃 길가에 홀로 서서
그대 이름 부르려다가
목에걸려 눈으로 부른 이름이여
꽃속에 그대 모습 그리며
잃어버린 기억으로 찾아 보다가
미처 부르기도 전에
꽃잎에 촉촉히 적셔진 이름이여
하얀 저녁 연기 같은 그리움이
꽃잎되어 날아 갈때
눈끝에 모여진 아픔이 매달려
들풀끝에 이슬처럼 떠난 님이여
웅크린 지난 사랑이 두려워서
소리 내어 외쳐 부르지 못하고
숨죽인 떨림으로
가슴으로 부르다 멈춘 이름이여
그대 이름을 끝끝내 부르면
눈물이 먼저 날것 같은 사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