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한 잎 / 노을풍경(김순자)
안개처럼 흐린 가을 창으로
하나둘씩 채색 되어가는 잎새들
시월 뜨락으로 떨어지는
깊어가는 가을을 무심히 바라본다
가을 한 잎 살포시 시선 끝에 머물면
무수한 그리움에 조각들은
낙엽처럼 쓸쓸한 마음에 내려앉으며
차갑고 싸한 바람은 추억의 흔적들을
어디로 데려가는 것일까
사그락 가을 한 잎
어깨 위로 툭 떨어져 내리면
저무는 인생은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걸음걸음 계절을 따라
오라는 손짓은 없어도
오늘도 세월 속 강물은 끝없이 흐르며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한 잎
시선 끝으로 점점이 멀어져 가며
발아래 낙엽 바스락 소리에 깊어진 계절은
시린 겨울로의 발걸음을 재촉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