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餘白)이 있는 아침
노을풍경 (김순자)
겨울 창틈 새로 살가운 햇살
따뜻한 차 한 잔에 마음을 담으며
창밖은 삭막한 겨울이 흘러가지만
이 시간만큼은 혼자만을 위한
여백(餘白)의 시간이고 싶다
모두가 바람처럼 떠나고
깊은 늪으로의 얼룩진 시간들
겨울에 황량한 풍경이
때로는 무심한 듯 흘러가지만
겨울은 왠지 모를 차 한 잔에
포근함으로 이끌어주는
여유로움에 시간이 좋다
흐르는 겨울 회색 풍경 속
겨울 새 한 마리
빈 가지 끝을 흔들며
시린 아침을 깨우며 후드득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