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 / 이헌 조미경
울퉁불퉁 시골길을 따라 달리면
심신을 깨우는
맑은 시냇물 소리 들리고
먼지 나는 흙길은 동무들의
얼굴이 되어 내 눈앞에 스친다
시냇물에는 송사리가 헤엄치며
나의 가슴을 파고 들어와
잊었던 추억 한 자락 끄집어내어
함께 놀자 칭얼댄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가에는
검붉은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침을 흘리게 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탐스런 열매 한알 톡 따서
입안에 넣으면 달콤함이 달려와
추억을 한 움큼 쥐어 준다
손가락이 아프도록 열매를 따던 손길
입안이 벌겋게 부어오르도록 먹어 대던
산딸기도 누군가의 공격으로 사라진 지금
남은 것은 한 줌의 추억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