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련(悲戀)의 사랑
-세영 박 광 호 -
사랑했습니다
손 한 번 잡은 일 없지만
멀리서 저 혼자 애태우고 갈등하며
그리워 늘 비어진 가슴
수심의 그늘만 깊었습니다.
뚜렷한 사연도
사랑이 싹튼 까닭도 알 수 없이
그저 막연히 흘러가는 정
막을 길 없어
침묵하는 동안에도
선홍빛 노을 같은 그리움의 강은
그침 없이 흘러만 갔습니다
홀로 피었다 사라지는 들꽃인 양
아무도 알아줄 이 없는 사랑
물진주 곱게 안은 연잎처럼
사랑하나 심중에 고이 안고
그렇게
그렇게 애 끓이며 살다가
시들어가야만 하는지...
그대와 난 어쩔 수 없는
비련의 관계인 듯 오늘도
가누지 못하는 슬픔의 강물은
흘러 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