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도 비처럼 / 노을풍경(김순자)
새벽부터 내리는 비
추적추적 마음을 적시는 비
자박 자박 빗소리는
살며시 다가오는 님에 발자국일까
창을 타고 내리는 빗물은
빗줄기에 쓸쓸한 빗금을 그으며
아직도 돌아 올 길을 잃어버린
님에 눈물일까
떨어지는 빗소리는
다정히 다가오는 님에 음성일까
빗소리는 크고 작게 선율을 타며
잔잔한 여운으로 귓가에 머물며
잎새 위에 내리는 사랑 비처럼
그대도 비처럼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
빗 길을 뚫고 그대 오신다면
빗물에 흠뻑 젖는다 해도
기껏이 그대의 커다란 우산이 되어
그대를 마중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