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인의 일기장
- 세영 박 광 호 -
이마에 주름지고 귀밑머리 희어져도
세월을 한 하진 말자
삶이 힘들 땐 젊어 땀 흘릴 적 생각하고
기뻐 즐거울 땐 철없든 유년을 떠올리자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고
익어가는 것이란 말 무슨 뜻일까
생로병사,
태어나 늙으면 병들어 죽는 건
당연한 이치
모든 약이 무효하고
병이 깊어 진통이 오면
기도의 눈물로 가라앉히고
기력이 약해 거동이 불편하면
갈 때가 가까워 오는 구나
머리 끄덕이며
해지는 황혼의 찬란한 구름꽃을
그려보자
오늘은 공원 벤치에 앉아
공을 갖고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