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람 다감 이정애 겨울바람이 문틈 사이로 살금살금 걸어와 방바닥에 앉고 달빛은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 내밀며 토방에 철썩 걸터앉아 이리저리 살피더니 고요한 밤 적막감을 안고 이불속으로 쑥 들어와 자리에 눕니다 바람은 토방으로 나가 달님을 와락 품어 안고 그리움에 물든 두 볼엔 이내 뜨거운 눈물이 주르르 흘러 새하얀 꽃송이를 만들어 살랑살랑 춤을 추며 흰머리 소녀가 되어 나뭇가지에 사뿐히 내려앉아 겨울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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