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음 그대 있는 곳에 동심초 나뭇잎 떨어져 바람에 날리면 바람 따라 떠나려는 내 마음 어디쯤에서 만날 수 있으려나 이 마음 끝나는 곳에 그대 있으려나 흘러가는 구름 위에 그리움 띄워 놓고 오늘도 서성이며 하루를 지워 간다 서쪽 하늘 물드는 붉은 노을 이렇게 그리움에 목메는데 당신은 어이해서 못 오시나 달빛에 흐르는 그림자 그대 모습인가 호수에 스친 바람 그대 오는 소리런가 중천에 뜬 낮달도 서러움에 지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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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서정을 느끼고 싶다 詩 / 美風 김영국 햇살은 사르르 은빛 물결치고 단풍나무는 수줍은 듯 갈바람에 살랑인다 노란 국화는 그윽한 향기 풍기며 가을을 대변하고 農夫의 가을걷이는 農心을 풍요롭게 한다 아 ~ 가을은 무르익어가고 산사의 풍경 소리 청아하게 들려오면 산새들 노랫소리 들리는 고즈넉한 찻집에서 따끈한 국화차 마시며 가을의 서정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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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플때 / 이해인 몸이 아플땐 먹는 약도 있고 바르는 약도 있는데 마음이 아플땐 응급실에 갈수도 없고 기도밖엔 약이없네 누구를 원망하면 상처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가만히 가만히 내가 나를 다독이며 기다리다 보면 조금씩 치유가 되지 슬그머니 아픔이 사라지지 세월이 나에게 준 선물임을 다시 기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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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 / 玄房 현영길 길 걸어온 낙엽 물든다 긴 여정 지쳐 덜어지는가? 쉼 청하는가 낙엽 주는 향기 날 멈추게 하는 발길 사랑인가? 시작 노트: 낙엽 길 수복인 그 길 떨어지듯 우리의 삶 쉼 청할 때가 있다. 그때임. 앞에 서야 함을 그대 아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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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길을 걸으며 - 세영 박 광 호 - 줄지어 선 가로수 오솔길엔 낙엽의 카펫이 깔려 있고 그 길을 걷는 연인의 뒷모습엔 연민의 정이 흐른다. 나도 그 세월 있었느니 하며 세월 되돌아보게 되고, 내 나이 되어 이 길을 걸을 땐 그들도 지금의 내 마음 알까도 싶다. 가난의 이유도, 건강의 이유도 아닌 알 수 없는 회한에 젖어들고 지나온 날의 미련도 아닌데 바라보는 여생이 서글퍼지는 것은 또 어쩐 이유인지... 나뭇잎이야 연년 오는 봄마다 새잎을 틔우지만 사람은 누상 희망을 피울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연인의 뒤를 따라가는 나는 그들의 앞길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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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 이해인 꿈길로 가만히 가면 무엇이나 다 볼 수 있고 어디든지 다 갈 수 있는 내 마음 화가 나고 울고 싶다가도 금방 깔깔 웃기도 좋기도 한 내 마음 꼭 하나인 것 같으면서도 날마다 때마다 다른 빛깔 되는 마음 사진으로 찍어 낼 수만 있다면 어떤 모양이 될까? 정말 궁금한 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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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화가 石友, 朴正載 가을이 되면 햇볕 물감을 준비하고 그림 그릴 준비를 하는 가을 화가의 손이 바빠진다. 우선 활엽수 넓은 잎에 물감의 색 농도를 알아보련 듯 한 방울씩 떨어뜨려 물감의 색을 보기 시작한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가을 화가의 일상은 바빠지고 산과 들에는 이름다운 수채화가 널리 전시되기 시작한다. 구경꾼들이 몰려들면 가을 화방은 더 바빠지고 화폭을 나누어 지상에 뿌리며 가을 화가는 짐을 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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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과 사람 정연복 연꽃 한 송이에 연꽃의 우주가 담겨 있다. 어느 한 사람에게 사람의 우주가 담겨 있다. 연꽃 하나 사람 하나 작아도 작은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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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 이해인 하루종일 비가 많이 내리는 날 귀 있는 사람은 바쁜 중에도 모르는 척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노래하던 고운 새들은 이 비오는 날, 모두 어디에 숨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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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옷을 벗어도 아름답다 들소 박영춘 봄에 물오른 피부에 옷을 갈아입을 때 보면 벌거숭이 몸매가 참으로 아름답다 꽃잎을 사부자기 펴며 연초록 옷깃 펄럭이는 것을 보면 나무는 더욱 아름답고 상냥스럽다 치맛자락이 마파람에 휘날리거나 여름에 시원한 그늘로 바람을 불러 모을 때 보면 그녀는 무척이나 너그럽고 다정다감하다 낯익은 오솔길의 숨결이 그늘로 파고들고 깃털에 묻은 바람소리가 귓전을 스치면 그녀는 언제나 살갑고 편안한 아줌마다 산과 산은 이웃사촌처럼 앉아 나무를 키우고 산골짜기 호수는 그들의 몸을 씻겨준다 서로서로 아우르며 자연을 노래한다 꽃, 열매, 이파리, 모두 다 내어주고 빈 털털이 허수아비처럼 맨주먹 맨몸으로 팔 벌리고 서 있어도 나무는 언제나 친구처럼 편안하다 어릴 적 멱 감을 때 옷 벗은 친구 같아 나무는 옷을 벗어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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