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힘 / 정연복
기쁜 일이 생기면
마음이 들뜬다
세상이 밝아 보이고
인생살이가 쉽게 여겨진다.
슬픈 일이 생기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주변 세상이 회색으로 보이고
삶이 만만치 않게 느껴진다.
기쁨이 찾아오면
마음의 문이 스르르 열린다
남들에게 다정해지고
그냥 친절을 베풀고 싶어진다.
슬픔이 찾아오면
시선이 내면으로 향한다
바쁘게 살면서 잊고 있었던
나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기쁨도 힘 있지만
슬픔은 훨씬 더 힘이 세다
슬픔의 시간 동안
삶의 뿌리가 튼튼해진다.
꽃멀미 / 이해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꽃멀미 / 이해인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면
말에 취해서 멀미가 나고
꽃들을 너무 많이 대하면
향기에 취해서 멀미가 나지
살아 있는 것은 아픈 것
아름다운 것은 어지러운 것
너무 많아도 싫지 않은 꽃을
보면서 나는 더욱 사람들을
사랑하기 시작하지
사람들에게도 꽃처럼 향기가
있다는 걸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지
건망증 / 이해인
금방 말하려고 했던 것
글로 쓰려고 했던 것
잊어버리다니
너무 잘 두어서
찾지 못하는 물건
너무 깊이 간직해서
꺼내 쓰지 못하는
오래된 생각들
하루 종일 찾아도
소용이 없네
헛수고했다고
종이에 적으면서
마음을 고쳐 먹기로 한다
이 세상 떠날 때도
잊고 갈 것
두고 갈 것
너무 많을 테니
미리 작은 죽음을
연습했다고 치지 뭐
돈 / 慈醞 최완석
돈이란
세상의 무게를 모두 담고 있어도
삶을 풍요롭게 받쳐주는 기둥이기도 하다
쫓아가면
멀어지고 놓치면
다시 찾기 힘들다 그 속에 숨겨진 욕망과 꿈들
어떤
이에게는
희망이 되고 절망이 될수 있는 돈
있을 때
사회에 공헌하고
어렵고 가난한 자를 생각하는 돈이 되었으면
돈이란
흐르는 물처럼
우리 손을 떠나면 남은 건 빈손인 것을
그대는 시들지 않은 꽃
애천 이종수
꽃이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그대 만큼 아름다우리요
보석이 좋다고 한들
그대 만큼 소중하리요
그대는 나만의 꽃
내 가슴에 영원히 피여 있다오
꿀이 달콤하다 해도
그대의 사랑 만큼 달콤하리요
그대의 향긋한 향기
그대의 순결한 마음
내 뼈속 깊이 담아
영원토록 사랑하리라
보고 또보아도 시들지 않은 꽃
장미보다 백합보다
더 고운 내 영혼의 꽃
가슴 깊숙이 묻어
이 생명 다 하도록
사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