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雪花)의 꽃잎이 되어
詩 / 美風 김영국
가을 산천(山川)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오색 단풍이 하나둘 떨어지고
마지막 이파리도 떨어지니
내 마음에 하얀 겨울이 시작됐다
이젠, 설화(雪花)의 꽃잎으로
마음을 치장(治粧)하고
추운 빙결(氷結)의 세상에서
그대와 하얀 겨울의 노래를 부르며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리라.
겨울 밤 / 산곡 신정식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데
난 어떻게 해야 하나
오늘은 밤이 유난히 길다
당신이 내 순수한 사랑이
꼭 필요할 때까지
기다려 보면서 느꼈다
사랑은 아니고 좋아해
언제나 빙빙 돌려가며
가슴만 태워주고 했다
어떻게 느끼는지 몰라
날 사랑 할 생각이 없나
친구도 정도 아니야
좋아 한다고 사랑은 아니야
내가 원하는 느낌이 아니야
떠나도 좋다는 느낌도 아니야
모두 다 부정적이면서 잡고
그냥 마음 울타리에 가두고
외로움에 지치게 만들었다
축산업자인가 양식장어민
가두리 양식장이 맞아
사랑이 필요한 겨울밤이다
붉은 노을 / 玄房 현영길
붉은 노을
아름다움 치장하고
세상 유혹하는데
이 네 마음 아직도
익어가는 세월인가
떠나려는 가을 향해
가지 말라 애원하는데
낙엽 더 붉게 물든다
떠나면 다시 만날 날
기약하듯 붉은 노을
말없이 웃는다.
시작 노트: 내 마음 아직도
가을 붙잡는데 넌, 떠나려
하는구나 네 임이 계신 그곳
다시 만날 날 기약하며 떠나는
널 향해 운다.
나를 키우는 말 /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꽃과 나 / 정연복
꽃은 겉으로는 한없이
부드럽고 연약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내면은
굳세고 생명력이 넘친다.
그래서 비바람
찬이슬 다 맞으면서도
죽기는커녕 자기다운
빛깔과 향기를 더하여 간다.
나는 밖으로는 무척
강해 보이려고 애쓰지만
속으로는 작은 일에도 흔들리고
삶의 용기를 잃을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