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플때 / 이해인 몸이 아플땐 먹는 약도 있고 바르는 약도 있는데 마음이 아플땐 응급실에 갈수도 없고 기도밖엔 약이없네 누구를 원망하면 상처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가만히 가만히 내가 나를 다독이며 기다리다 보면 조금씩 치유가 되지 슬그머니 아픔이 사라지지 세월이 나에게 준 선물임을 다시 기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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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 / 玄房 현영길 길 걸어온 낙엽 물든다 긴 여정 지쳐 덜어지는가? 쉼 청하는가 낙엽 주는 향기 날 멈추게 하는 발길 사랑인가? 시작 노트: 낙엽 길 수복인 그 길 떨어지듯 우리의 삶 쉼 청할 때가 있다. 그때임. 앞에 서야 함을 그대 아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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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길을 걸으며 - 세영 박 광 호 - 줄지어 선 가로수 오솔길엔 낙엽의 카펫이 깔려 있고 그 길을 걷는 연인의 뒷모습엔 연민의 정이 흐른다. 나도 그 세월 있었느니 하며 세월 되돌아보게 되고, 내 나이 되어 이 길을 걸을 땐 그들도 지금의 내 마음 알까도 싶다. 가난의 이유도, 건강의 이유도 아닌 알 수 없는 회한에 젖어들고 지나온 날의 미련도 아닌데 바라보는 여생이 서글퍼지는 것은 또 어쩐 이유인지... 나뭇잎이야 연년 오는 봄마다 새잎을 틔우지만 사람은 누상 희망을 피울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연인의 뒤를 따라가는 나는 그들의 앞길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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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 이해인 꿈길로 가만히 가면 무엇이나 다 볼 수 있고 어디든지 다 갈 수 있는 내 마음 화가 나고 울고 싶다가도 금방 깔깔 웃기도 좋기도 한 내 마음 꼭 하나인 것 같으면서도 날마다 때마다 다른 빛깔 되는 마음 사진으로 찍어 낼 수만 있다면 어떤 모양이 될까? 정말 궁금한 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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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화가 石友, 朴正載 가을이 되면 햇볕 물감을 준비하고 그림 그릴 준비를 하는 가을 화가의 손이 바빠진다. 우선 활엽수 넓은 잎에 물감의 색 농도를 알아보련 듯 한 방울씩 떨어뜨려 물감의 색을 보기 시작한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가을 화가의 일상은 바빠지고 산과 들에는 이름다운 수채화가 널리 전시되기 시작한다. 구경꾼들이 몰려들면 가을 화방은 더 바빠지고 화폭을 나누어 지상에 뿌리며 가을 화가는 짐을 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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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과 사람 정연복 연꽃 한 송이에 연꽃의 우주가 담겨 있다. 어느 한 사람에게 사람의 우주가 담겨 있다. 연꽃 하나 사람 하나 작아도 작은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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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새는 어디에 숨었을까 / 이해인 하루종일 비가 많이 내리는 날 귀 있는 사람은 바쁜 중에도 모르는 척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노래하던 고운 새들은 이 비오는 날, 모두 어디에 숨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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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옷을 벗어도 아름답다 들소 박영춘 봄에 물오른 피부에 옷을 갈아입을 때 보면 벌거숭이 몸매가 참으로 아름답다 꽃잎을 사부자기 펴며 연초록 옷깃 펄럭이는 것을 보면 나무는 더욱 아름답고 상냥스럽다 치맛자락이 마파람에 휘날리거나 여름에 시원한 그늘로 바람을 불러 모을 때 보면 그녀는 무척이나 너그럽고 다정다감하다 낯익은 오솔길의 숨결이 그늘로 파고들고 깃털에 묻은 바람소리가 귓전을 스치면 그녀는 언제나 살갑고 편안한 아줌마다 산과 산은 이웃사촌처럼 앉아 나무를 키우고 산골짜기 호수는 그들의 몸을 씻겨준다 서로서로 아우르며 자연을 노래한다 꽃, 열매, 이파리, 모두 다 내어주고 빈 털털이 허수아비처럼 맨주먹 맨몸으로 팔 벌리고 서 있어도 나무는 언제나 친구처럼 편안하다 어릴 적 멱 감을 때 옷 벗은 친구 같아 나무는 옷을 벗어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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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인생 / 慈醞 최완석 한 면은 사랑이요 반짝이는 꿈이라면 다른 한 면은 그림자 덧없는 순간에 던져진 운명 굴러가는 길 위에 낯선 발자국들 동전처럼 살며 희망과 현실을 넘나들며 가치를 다르게 평가받는 우리 인생의 거래는 오늘도 끊임없어라 때로는 잃고 때로는 얻으며 두 면에 숨겨놓고 조심스레 꺼내어 세상이란 창에 하나둘 그려 본다 동전 한 개 그 속에 담겨진 수많은 선택과 기억들 빛나는 순간들 속에 내 인생의 존재가 새겨가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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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게 / 이해인 나의 삶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먼데서도 팽팽하게 나를 잡아당겨 주겠다구요? 얼음처럼 차갑지만 순결해서 좋은 그대 오래 사귀다보니 꽤 친해졌지만 아직은 함부로 대할 순 없는 그대 내가 어느새 자아도취에 빠지지 않게 그 맑고 투명한 눈빛으로 나를 지켜주겠다구요? 고맙다는 말을 이제야 전하게 돼 정말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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