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서정주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라
한두 철 전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세상은 우리가 만드는 것
- 세영 박 광 호 -
송홧가루 날리던 봄산은
신록으로 물결치고
마을 곳곳 담장엔
넝쿨장미 붉은 웃음 활짝 펼쳤네
논밭엔 농부의 일손이 바쁘고
도시엔 삶을 위한 차량으로 붐비며
자연과 인생이 일체 되어
살아가는 이 세상을
우리는 낙원이라 생각하자
사철 계절따라 변하는 건
사람도 자연과 다를바 없어
세월과 함께 마음 옷 갈아 입으며
아름다운 세상 그려가세
세상은 우리가 만드는 것
누구를 원망하고
세월 어찌 탓 하리오.
인연 / 피천득
세상에 태어나서
가는 길은 다르지만
만나고 헤어지는 만남 속에
스치는 인연도 있고
마음에 담아두는 인연도 있고
잊지못할 인연도 있다.
언제 어느때
다시 만난다 해도
다시 반기는 인연되어
서로가 아픔으로
외면하지 않기를
인생길 가는 길에
아름다운 일만 기억되어
사랑하고 싶은 사람으로
남아있기를...
간격 / 이정하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데
동의하는 일입니다
내가 가져야 할 것과
내가 가져선 안 되는 것 사이의 간격을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그래서 사랑은 안타까운 것
가져선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
자꾸만 마음이 기웃거려지는
꼭 그 간격만큼 슬픈...
고독의 미로 / 玄房 현영길
고독의 미로
때때로 찾아든다.
때론 음악으로 찾아오고
때로는 침묵으로 찾아오며
넌, 마음 살짝 노크한다.
시작 노트: 삶 고독인가?
고독과 함께하는 인생인가?
고독 때론 누굴 만나는 것 독이 되고,
약이 되니 고독은 때론 누군가에게는
필요한가? 때때로 기쁨보다 슬픔
사연으로 노크한다. 그 고독 속에서
임을 만날 수 있다면 더한 복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