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였으면 / 玄房 현영길
가을 노크 임의 사랑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 풍요로움 없어도 임이 바라보는
사람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 쓰나미 몰려와도 임 바라보는
사람 나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땅 죽어가는 영혼을 위해 기도하시는
임의 사랑 바로 당신 이으면 좋겠습니다
저 영원한 본향 사모하는 사람
당신이었음은 좋겠습니다.
시작 노트: 세상의 모든 것 가졌다 해도
임을 알지 못하면 무슨 유익 있겠는가
세상의 부요함을 누린다 해도
임을 알지 못하면 무슨 유익 있겠는가
이 세상의 옷을 벗는 날
임 앞에 선다는 사실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루 / 이정하
그대 만나고픈 마음 간절했던
오늘 하루가 또 지났습니다
내일도 여전하겠지만
난 정말이지 소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하루가 지나면
당신과 만날 날이 그만큼 가까워지는 것이기를
이 하루만큼 당신께 다가가는 것이기를
그대 만나고픈 마음 간절했던
오늘 하루가 또 지났습니다
꽃 보듯 / 정연복
세상의
어느 꽃이든지
꽃을 볼 때
꽃 보듯 하듯이.
이 세상의
어느 사람이든지
사람을 볼 땐
사람 보듯 하자.
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황금 보듯 막돌 보듯
차별하지 말고.
겉모양은 달라도
똑같은 사람인 것을
사람을 볼 때는
꽃 보듯 사람 보듯 하자.
가을 노래 / 이해인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 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며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 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
가을 여인 / 慈醞 최완석
그대의
마음은 가까이 가면
갈수록 더 알고 싶어져요
무슨 말을
전해야 그대가 올까요
고즈넉한 찻집에서 기다립니다
가을을
타서 커피 한잔 마시며
그대의 목소리를 들으면 행복해요
그대와
손잡고 낙엽 밟을 때
손끝에 전해오는 사랑의 전율
어떻게
이 기쁨을 표현할까?
설레이는 맘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요
물감을
뿌린 가을 들녘에
우리의 사랑도 예쁘게 물들고 있어요
커피 한잔에 행복을 느낀다
애천이종수
이른 아침 책상에 앉아
깊은 묵상을 할때
창틈으로 새어든 찬공기 탓에
따끈한 차 한잔이 생각 난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진한 향기를 겸한 달콤한 맛
코로 가슴으로 느끼는 향긋한 맛
이 커피 한잔에 행복을 느낀다
진한 향기를 가슴에 담아
떠오르는 시어 들을 한톨 한톨
하얀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며
아름다운 시 한편을 수 놓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