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 옥산 나선주
비가 오면 꽃이 춤을 추며
내게로 들어와
눈물 뚝뚝 흘리며
그리움을 풀어놓았다
그대가 내 마음을 차지하기 전
난 꽃처럼 향기가 있었고
활력이 넘치는 야생마였었다
그대에게 길 들여지는 순간
난 그대의 꽃이었고
내 향기는 그대의 체취였다
가을 속으로 내리는 비는
내 노래가 되어 음악이 되고
누군가 가슴을 열어 준다면
난 그 가슴에 비가 돼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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