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화장법 / 돌샘 이길옥 우리들에게 봄이 있다는 게 행운이고 다행이고 천만번 고마운 일이다. 만약 봄이 없었다면 얼마나 삭막하였겠나? 끔찍한 상상이다. 그런 봄이 때가 되면 외출 준비에 바쁘다.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 화냥기를. 그런 봄이 색이란 색은 다 골라 써보고 에라, 모르겠다. 곳곳에 분탕질해놓고 따끈한 햇살 한 줌 불러다 간지럼 태우고 있다. 뾰쪽하게 고개 내밀어 기웃거리는 새싹 불러 모아 연두색 발라주며 비시시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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