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난 당신의 꽃
                   풀잎/유필이 
당신 영혼이 가슴에 자리 잡을 때쯤 
심장을 갉아먹는 
아픔의 소리가 들려도
그래도 당신을 사랑해
밤새 울먹이며 
그림자 사랑을
주워 먹어도 배가 불렸고
당신만 곁에 있어 준다면
초승달도 좋아라
그믐달도 좋아라
달 없는 까만 밤도 좋아라
이슬 신발 싣고 별빛 따라 걸어도
피곤한 줄 몰랐습니다
어차피 한 줌의 흙이 될 몸 
육신의 뿌리를 뽑아
당신의 지팡이가 되고 싶었고
영혼을 뽑아
당신의 눈이 되고 싶었기에
뾰족한 가시가 마음을 찔려도
당신의 꽃으로 남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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