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애상 / 옥산나선주 바람이 이마를 가르고 난 후에 춥다는 것을 느꼈다 가을이 가시지 않은 잔상 위로 마른 가지에 눈 펑펑 쏟으면 서러워 꽁꽁 언 마음 열길 없어 늘 빗장 걸려 있다 야윈 손 잡아줄 이 기다리는 긴 밤을 지새워 손 꼽아보면 머리를 스치는 이름 하나 차라리 하얗게 덮어버려 기억이나 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지루한 시간과의 싸움이 아프기만 하다 암울한 잔상 털어버리고 아름다운 눈꽃과 어깨 감싸고 가는 연인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서 결코 춥거나 쓸쓸하거나 외롭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이 추운 사람은 추운 사람끼리 서로 보듬어가는 겨울이 모닥불처럼 따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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