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래진 그리움 / 玄房 현영길
흘러가는 세월 무게
나도 시간 속 흘러간다.
잡고자 해도 잡을 수 없는 너
바래진 그리움 속 하늘 구름도
흘러간다. 그리움 싹 트기까지
바래진 옛 추억 앨범 세월
흐름 가르쳐 준다.
시작 노트: 바래진 기억 속
세월 무게만큼 바래진 그리움
싸여간다. 하루하루 흐르는 시간 속
멈출 수 없는 무게의 흐름 시지 않고
흐른다. 임의 사랑 흐르는 강물처럼
멈추지 않는구나!
그리움의 동반자
- 세영 박 광 호 -
그대는
내 마음 깊은 곳에 피어나는 꽃
시들지 않는 꽃으로
언제나 함께하는 동반자
세월 아무리 흘러도
더욱 짙어지는 향기
그 그리움은
푸른 하늘 구름꽃이 되기도 하고
밤하늘 샛별처럼 빛나기도 하며
수평선 떠오르는
태양 같기도 합니다.
육신은 늙어 고목이 되어가도
사계절 꽃 한 송이 피어 안은
행복의 나무로
그렇게
그렇게 살아갑니다.
인연 / 정호승
사랑이란 오래 갈수록 처음 처럼 그렇게
짜릿짜릿한 게 아니야
그냥 무덤덤하면서 그윽해 지는거야
아무리 좋은 향기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된다면
그건 지독한 냄새야, 살짝 사라져야만
진정한 향기야
사랑도 그와 같은 거야
사랑도 오래되면 평생을 같이 하는 친구처럼
어떤 우정같은 것이 생기는 거야
작은 소망 / 이해인
내가 죽기 전
한 톨의 소금 같은 시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한 톨의 시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겠지
힘들 때 잠시 웃음을 찾는
작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여
맛있는 소금 한 톨 찾는 중이네
연인들의 속삭임
慈醞 최완석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 위로
갈매기들의 힘찬 날갯짓
바닷가를
걷는 한 쌍의 커플
모래 위에 남기는 흔적을 모른 채
사랑을
속삭이며
써 내려가는 아름다운 발자국
파도가
밀려와 흔적을 지우면
또 다른 발자국이 사랑의 수를 놓고
파도는
백사장을 걷고 있는
연인들의 속삭임 음시하며 다가온다
* 음시(淫視) 곁눈으로 슬쩍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