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햇살가득 내 마음에 담아Oo

 
사랑은 욕심쟁이 / 풀잎 유필이
사랑 사랑 사랑을 하면
욕심쟁이가 되나 봅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투정하는 아이처럼 
당신 사랑 혼자 다 가지고 싶어
어리광부리는 못난이 
하루종일 입 삐죽거리며
심술부리고 싶은데
당신은 바다처럼 넓은 사랑으로 
내 부족함도 
깨끗이 씻어 주는 마술사
작은 풀잎에 조롱조롱 매달린
당신이 주신 사랑은
뚝뚝 떨어지는 행복함
작은 구멍도 남겨 두지 않고
온통 내 마음 가져간 
당신이 얄밉지만 
하늘만큼 사랑하니까
끝없이 당신 사랑만 찾는
깜찍한 욕심쟁이가 될 거야,

  
난, 그대  사람입니다
            햇살/김승희
나의 허물을 덮어주는 그런 사람이
내 사랑이 되었습니다
온 세상이 버려도 날 지켜주며
힘들 때도 행복할 때도 
난, 그대 사람이기에 평화롭습니다
내가 힘든 순간에도
위로해 하며 사랑해 주고
세상이 내게 해준 것 보다
당신이 내게 해준 게 너무 많아
내가 세상에 못할 일이란 없습니다
저무는 가을처럼 깊은 고독에도 
따뜻하게 등 두드려주는 그대 손길은
진한 감동으로 내게 다가와
내 편이 있다는 생각에 든든하며
난,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고독이라는 술잔 / 가원 김정숙 
가을아! 
심장을 노크하는 가을아 
땅속으로 꺼져드는 
내 한숨 몰아쉬는 소리 들었니? 
달빛 내리는 창 가 
그토록 두들겨도 강철같이 
냉정하다 야속하다던 
이 내 가슴속 
파고들고야 말았구나 
쓰디 쓴 
고독이라는 빈 잔의 술 잔 
채우고 채워 
마시고 마셔도 혼자 채울 수 없는 
이 외로움의 노래 
하얀 달빛이 누운 
새벽녘 창가에 매달린 나뭇잎
이슬젖은 그리움 하나 둘 
고독이 데려다 놓은
꺼지지 않는 그리움의 소용돌이 
온갖 갈증의 몸짓 사위어도 
가을아,  너만은 
내 아픔에 해갈되어 줄 수 있겠니? 

   
작은 노래 / 이해인 
마음은 고요하게 
눈길은 온유하게 
생활은 단순하게 
날마다 새롭게 
다짐을 해 보지만 
쉽게 방향을 잃는 내 마음이 
내 마음에 안 들 때가 있습니다 
작은 결심도 실천 못하는 
나의 삶이 미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길을 가면 
감사의 노래를 멈추지 않으면 
하얀 연꽃을 닮은 
희망 한 송이 
어느날 슬며시 피어오릅니다 
삶이 다시 예뻐지기 시작합니다 
이해인 산문집 <꽃삽>중에서 

  
내가 그대의 꽃이 될 수 없다면
                          풀잎/유필이
그리움은 하늘만 바라보고
슬픈 내 사랑은 바람처럼
살갗에 다가와 울부짖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이 지나면 
이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끝없는 사랑의 미로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내 슬픈 사랑아
내가 그대의 꽃이 될 수 없다면
향기를 잃어 버리고 
홀연히 사리지는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내 사랑아
가슴 저미는 애틋한 내 사랑아
그리움으로 깨어나
이슬 눈물로 핀 내 사랑아
그대가 이 세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저버리지 마세요 
이슬 꽃처럼 가여운 내 슬픈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