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의 그리움
글/이 성 지
마른 지 않는 눈물
끝이 없는 그리움이여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내 마음 서성거립니다.
지우려 해도 지울 수 없기에
그대이기에 떠나 않는
사랑 있으므로 계셔요.
언제나 그대 이름
내 마음에 지지 많고 자리에 잡고
있습니다.
우리 함께 할 수 없는
것일까요.
이렇게 가슴 아파하는
마음 그대 진정 알기나
하나요.
겨울나무 / 노을풍경(김순자)
겨울 찬바람에 힘을 잃은 채
아름다운 날들을
기억 속에 묻어두고
앙상한 나무는
묵언의 겨울 잠 속에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푸르게 일렁이며 날갯짓 하던
아름다웠던 날들을 뒤로하고
긴 침묵 속 무슨 생각을 할까
긴 긴 겨울 앙상한 가지가 되어
길모퉁이에 우뚝 선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며
무언의 깊은 삶에 이정표 되어
거세게 몰아치는 찬 바람 속
겨울나무의 고독한 숨소리
가는 세월에 순응하며
훌훌 벗어버린 맨몸으로
오늘도 길모퉁이에
삶에 바람막이 되어
멈춰버린 듯 서있는 겨울나무
추억
智山 고종만
누구에게 들킬까
가슴속에 꽁꽁 숨겨둔
누구에게도 말 하지 못하고
나 혼자 되새김하는
같이 했던 시간들이 너무 그리워
지금도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지난 시간 뒤돌아보면
그 시간이 너무도 행복해
나 혼자 미소 짓는
그대는
나의 가슴에 고이 간직된
아름다운 추억이어라
思友( 사우 ) / 동심초
떨어지는 나뭇잎 보니
세월도 늙어가고
친구가 그리운 것을 보면
나도 늙어가는가 보다
흐르는 세월 따라
나이를 먹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마음마저 늙어가면
삶의 행복을 어디에서 찾을까
우리가 오르내리던 뒷산
떡갈나무도 메말라 부러지고
장포리 언덕 해바리기 씨처럼
단단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쇠약해진 몸 세월 장사 없다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인생
건강할 때 한번 만나자구
몸이 아프면 사는 게 귀찮고
친구도 아무 소용이 없다네
우리 나이엔
무소식이 희소식이 아니라
불안한 마음이 먼저든 다네
잊지 말고 꼭 소식 주게나
초 겨울 편지 / 黃雅羅
오색 빛 화려하던
뒷동산 단풍잎들이
모두 낙엽으로 떠났습니다
씩씩하게 흐르던
공원길 옆 냇물도
느릿느릿 여유롭고
왜가리 몇 마리
웅크리고 있는 것을 보니
그동안 많이 고단했나 봅니다
곧 겨울이 오면
흰 눈이 내리고
텅 빈 산과 들은 하얀
눈으로 덮여 아름답겠지요
잊으셨나요
첫눈 내리는 날
우리 만나기로 한
그 약속
나는 잊은 적이 없는데-/靜岸
동장군을 이겨내야만 봄날을
靑天 정규찬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색깔을
바꿔가며 입었던 외투를
벗어버리고 알몸을 드러내는
나무들이 영하의 추위를
맞이하는 계절이 다가왔어
하얀 눈꽃송이가 온 대지를
뒤덮는 겨울은 일 년 중에
가장 혹독하며 시련의 시기
온 몸이 오그라붙는 듯한
동장군을 이겨내야만
땅속 새싹이 움트고 꽃이
피는 봄날을 볼 수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