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이란 / 차영섭
협동이란 마음과 힘을
서로 합하는 것
밥상에서 하나가 고등어를 누르면
하나가 젓가락으로 떼어내는 것,
협동이란 사랑과 힘을
서로 합하는 것
하나가 김장거리를 사오면
하나가 파뿌리를 다듬는 것,
협동이란 서로가 필요성을
서로 인정하는 것
하나가 집안에서 일을 하면
하나가 시장에 가서 시장 보는 것,
협동이란 둘이 하나가 되어
힘을 배가 되게 키우는 것
하나는 노를 젓고
하나는 삿대로 미는 것.
인생의 길
글 / 美風 김영국
그, 누구도 인생을 논할 수는 없다
다만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인생의 의미는 말할 수가 있다
미지의 세계로 걸어가는 긴 항로일 뿐
의미와 무의미 속
절망과 희망 속에서 몸부림치고,
다투고, 불신하고,
득을 위한 타협(妥協)과 화합(和合)
그런 현실 속에서
다 같이 인생의 길을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첫 눈 / 동심초
그대 떠나는 날 뒤따르던 나에게
그냥 돌아가라 했었지
멀어지는 뒷모습 보이지 않으려고
뒷걸음 치며 손을 흔들어 주었지
그대 보내는 날 첫눈이 내리는 날
초라한 내 모습 감추려고
하염없이 눈속을 걷는 발길이 서러워
남몰래 속 눈썹을 적시고 있었지
얼어붙은 그대 마음 첫눈이 녹듯이
언젠가는 만나는 날 있을까
홀로 걷는 발길 위로해 주는 듯
내 마음에 살포시 눈꽃이 내려앉네
하얀 천사 눈사람 연인 / 홍종흡
그대ㅡ 나에게 온다고 했는가?
나에게만 오는 건 아니지
나보다 잘난 젊은이한테도
싫지 않은 듯 찾아오는 그대는
하얀 천사 눈사람 연인
난 그대에게서 바라는 게 없네
떠날 때 모습 그대로 와주면
내려오는 그대를 내손에 받아
사랑스러운 모습 그대로
동그라미 두 개를 그리고
동그라미 위에는 솔잎 얹고
예쁜 눈, 오뚝 코를 세우고
입술에는 연지도 바르고
춥지 않게 목도리를 두르고
벙어리장갑도 끼워주겠네
사랑했던 옛 모습 그대로
그대의 영혼도 불어넣고
쌓인 못다 한 사랑이야기들
가슴 열어 모두 들려주겠네
어서 와 내게 안겨보게나
겨울에만 찾아오는 그대는
하얀 천사 눈사람 나의 연인~.
첫눈이 내려와 / 率香 손숙자
하늘에서
첫눈이 내려와
살포시
가슴에 쌓인다
심장이 뛰는 걸
그댄 알았을까?
살랑살랑
가슴에 녹아든다
그대 맑은 영혼은
어디에
어떻게 담아 놓을까?
뜨거운 심장에 녹을까
이렇게 찾아올걸
왜 올 듯 말듯 애태웠는지
내 영혼도
맑게 미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