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참사랑의 향기
詩 / 美風 김영국
꽃이 제아무리 예쁜 들
때가 되면 시들기 마련이고,
꽃향기가 천리향(千里香)이라도
꽃이 지면 향기도 삭기 마련입니다
그대 마음에 활짝 핀 사랑의 꽃
은은하게 풍겨주는 참사랑의 향기
나를 도취(陶醉)케 해
행복의 미소를 짓게 합니다
그대의 사랑 꽃은
늘, 내 마음에 피어있습니다.
처음 그대로 / 노을풍경(김순자)
어느 날 처음 마주했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어디쯤 멀어져 가고 있을까
때론 거친 바람 세찬 파도에
이리 씻기고 저리 씻기면서
몽돌 같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 들이지만
어제의 거친 파도를 잊어가며
오늘을 또다시 살아가는 삶이 아닐까
삶이란 늘 좋은 날만 있으면
아파하고 슬퍼할 일은 없겠지만
꼭 좋은 날만이 아닌
때론 가슴 앓이를 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 것을
지금 쏱아져 내리는 소나기를
잠시 피하다 보면
화사한 봄 같은 날들이
어느 날 문득
눈 앞에 다가서리라 믿으며
어느 그때 만났었던
처음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제나 어제나 기다림에 끝은
언제나 봄날같은 오늘이기를
빛바랜 사진 / 솔향 손숙자
그곳은
그리 멀지 않았다
가까이
숨결이 느껴지고
온기 느끼며
빛바랜 사진첩에
하얀 미소가
거기 있었다
혹한에
옷깃 여미듯
마음 다잡아도
새는 바람은
어쩔 수가 없고
스치는 곳 어디쯤
바람에
전할 수 있는 마음
한껏 날려
우연한 마주침에
또 다시
가슴에 담는다. 24.1.7. 솔향.
이별 뒤에서
논길 구영송
준비도 없이
날개를 접으라시니
허물 벗은
빈 몸으로 살라시니
차마
눈 감어
뒷 모습을 보았습니다
쓰림의
떨림 들킬까봐
내민 손 도리질 쳤습니다
속 눈썹에
그득찬 눈물
그래도 웃어야만 했습니다
펄펄 끓어서 품어뒀던
바닷가에서 이야기들이
날아가 버린 종이 비행기였습니다
길 모퉁이 돌아서자
담벼락에 기대 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