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를 갖도록 노력한다면
靑天 정규찬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은
종종 불안감에
시달리거나
초조한 빛을 띠기 마련이다
직장에서도 편안함은 보이질
않으며 동료들과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여유라는 것은
우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므로 그것을 갖추는데
게을리하지만 않는다면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도
행복은 꼭 따라올 것이리라
꽃과 나비 되어
마루 박재성
꽃 한 송이 피면
수십 나비 날아오고
나비 한 마리 날면
수백 꽃 찾아 날아가는데
너와 나
한 송이 꽃으로 피고
한 마리 나비로 날다가
너는 꽃잎 닫고
나는 날개 꺾고
서로만 바라보는 꽃과 나비 되어
죽음 뒤에 서면
너는 나비로 날고
나는 꽃으로 피어서
또다시 죽음 앞에 서자꾸나
밤비는 내리는데
南島 최동락
밤비는 부슬부슬
하염없이 내리는데
내 마음 깊은 곳은
왜 이리도 허전할까
창가에 빗물은
방울방울 맺혀서
정든 님의 눈물인가
내 마음 젖네
꿈 많든 젊은 시절
가슴 저미든 밤
지나간 몽환으로..
밤 비야 퍼부어라
응어리 진 내 가슴을
속 시원히 싰어 내리라
.
.
.
바람 속의 그리움
詩 / 美風 김영국
그리워질 수 있는 그대이기에
보고 파할 수 있는 그대이기에
바람결에 그리움을 날려봅니다
잔잔했던 강물 속에 가라앉은 조약돌처럼
바람에도 움직이지 않는 바위처럼
아무런 말 없이 고요해진 가슴 쓸어 담으며
그리움을 향해
내 마음의 꽃잎을 날려봅니다
바람이 꽃잎을 물고 다닙니다
바람이 내 마음의 창을 흔들어 댑니다
얼마나 많은 날을 그리워할까요
얼마나 많은 날을 아파해야 되나요
바람은 외로이
허공만 맴돌고 있습니다.
인연 하나
솔향 손 숙자
내 허리춤에
힘겨운 인연 하나
커피 한 잔으로
요란하게 찾아오더니
소리 없이 떠나갔다.
커피 한잔 마셨을 뿐
늘 내 눈 속에 앉아
이 마음 곱게 잠재우려
움츠린 날갯짓에
눈시울만 붉어지네
누군가 내게
그 인연 물어 오면
흔적 없이 떠난 지
이미 오래라 말해주리
기억 모두 가져갔다고
23.6.20
내일 / 노을풍경(김순자)
간밤에 비가 내리더니
초록은 더욱 빛나는 상큼함으로
또 하루를 열어주는 아침
푸른 하늘에
바람 따라 도는 바람개비
오늘도 지칠 줄 모르고
흐르는 시간 따라 잘도 돌아간다
오늘이 지나고 내일은
또 어떤 행복으로 찾아올까
내일을 희망의 꿈으로 그려갔던
봄 같은 날들은 까마득 지나가고
이제는 알 수 없는 내일을
미리 판단하고 걱정을 하며
조금씩 다가오는 예정된 시간의
기쁨보다는 불안으로 다가오지만
아직 다가오지 않은 내일에
꽃은 시들지라도
내일이 아닌 오늘 이 순간만큼은
나를 위한 행복한 꽃을 심고 싶다
삐짐 / 차영섭
오래 삐지지 말아요
삐짐은 빨리 끝날수록 좋아요
삐져있으면 아까운 시간이 울잖아요
사소한 일로 기분이 나빠진 상태죠
원인을 깨우쳐 안개 걷히듯
맑고 밝은 마음을 가져요
오래 잠재우지 못하고 끌수록
스트레스가 쌓이고 건강에도 안 좋아요
사소한 일로 내가 손해 볼 순 없어요.
날고 싶어라
慈醞 최완석
높이
더 높이 비상하려고 하니
날개에 상처가 생겨 쓰리고 아프다
참아야 해
참아야 해 아파도 쉬어갈 수 없는
외로운 저길 아픈 날개를 펴고 저어야 해
날개는
찢어지고 피가 흘러 고통스러워
상처는 아물지 않고 시련은 끝이 없는가?
날아야 해
포기하지 말고 날아야 해
피 끓는 가슴 부여잡고 날아보자
고난과 역경
참고 인내하며 좌절하지 말고
독수리처럼 날개를 활짝 펴고 날자
높은 산을 넘고
광활한 대지를 품고
나를 위하여 저 높은 하늘을 날고 싶어라
멋진 삶을 살다가 가는 것이
靑天 정규찬
이 세상을 살면서 어느
누구한테라도
떳떳하고
솔직하고 투명하고 맑게
산다는 것은 참으로
기쁘고 즐거우며
정말 행복한 삶일 것이다
허나, 어느 누구한테라도
떳떳하지
못하고
창피하고 거짓되게 산다면
그것보다 남부끄러운
삶도 없을 것이니
기왕이면 아름답고
멋지게 삶을 살다가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