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하는 습관을 길들이면
靑天 정규찬
상대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내가 먼저 웃어주며
내가 먼저 다가설 때
상대는 처음은 어색해도
자꾸만 내가 반복할 때
아마도 웃음을 띠우리라
그것이 우리가 좋은 사이
화목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손 내밀고 웃어주고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니
먼저 하는 습관을 길들이자
그대도 비처럼 / 노을풍경(김순자)
새벽부터 내리는 비
추적추적 마음을 적시는 비
자박 자박 빗소리는
살며시 다가오는 님에 발자국일까
창을 타고 내리는 빗물은
빗줄기에 쓸쓸한 빗금을 그으며
아직도 돌아 올 길을 잃어버린
님에 눈물일까
떨어지는 빗소리는
다정히 다가오는 님에 음성일까
빗소리는 크고 작게 선율을 타며
잔잔한 여운으로 귓가에 머물며
잎새 위에 내리는 사랑 비처럼
그대도 비처럼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
빗 길을 뚫고 그대 오신다면
빗물에 흠뻑 젖는다 해도
기껏이 그대의 커다란 우산이 되어
그대를 마중하고 싶습니다
그대 마음, 내 마음속에
詩 / 美風 김영국
몸은 비록 먼 곳에 있어도
그대 마음은 내 마음속 맑은 호수에
어여삐 노니는 새하얀 몸짓의 고니라네
휘몰아치는 폭풍이 모질게 나를 위협해도
그대 마음은 내 사랑의 그림을 그려주는
일곱 색깔 무지개라네
세월이 흐르고 강산이 변한다 해도
그대 마음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변하지 않는 늘 푸른 소나무라네.
커피는 삶의 향기 / 노을풍경(김순자)
커피는 늘 함께하지만
싫지 않은 달콤한 유혹이고 사랑
차 향에 실어 행복도 기쁨도
그리고 쓸쓸함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기도
늘 함께 친구가 되어 주는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낙엽 지는 쓸쓸한 가을날에도
하얗게 눈 내리는 추운 겨울에도
계절마다 사랑에 벗 되어
모락 모락 피어나는 찻잔에
따뜻한 행복도
따뜻한 위로가 되기도
오늘 같이 한적한 시간
주제 없는 글 상을 떠올리며
키보드를 무심히 두드려도
찿잔에 향기로 낮윽히
사랑에 틈이 되어 향기로 피워내며
커피는 돌고 도는 계절처럼
때론 달콤하게 때론 쌉싸름하게
삶에 그윽한 향기로 채워준다
잘못된 만남
지산 고종만
그대가 나를 사랑한 것보다
내가 그대를
너무나 사랑한 것이
잘못입니다
주위사람들의
조언을 듣지 않고
한 번도 의심하지 않은 것이
잘못입니다
헤어진 후에도
다시 만나리라고
믿고 있는 것이
잘못입니다
아니,
애당초
많고 많은 사람 중에서
그대를 만난 것이
잘못입니다
내 안에 당신은 애인
慈醞 최완석
꽃이 피면
우리의 사랑도 곱고 예쁘게 피었지요
단풍이 물들면
당신과 함께한 고운 추억들을 간직해 두었어요
비가 내리면
빗방울 원을 그리듯 사랑도 예쁘게 그리고
새하얀 눈이 쌓이면 은빛 세상에 누워
희망을 품고 마주 보는 당신의 맑은 눈동자
나이테가
하나둘 생길 때마다
잔주름은 주인허락 없이 입주하고
머리카락은 흰 백이 되어도 이팔청춘인데
세월은
그렇게 흘러
황혼으로 점점 기우는데
예나 지금이나 내 안에 당신은 애인 사랑해
당신의
고운 모습 오래오래 피소서
사랑으로 맺은 부부의 인연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아갑시다
참 좋은 날 / 黃雅羅
눈부신 햇살 아래
빨래를 널다가
하늘과 눈이 마주쳤다
고개를 젖히니
뭉게구름이 두둥실-
구름과 눈이 마주쳤다
혼자 빙긋이 웃었다
참 아름다운 하늘이다
하늘에 누가 살고 있기에
매일 이렇게 눈부신 햇살과
맑은 공기를 보내주고
구름을 띄워 생각을 예쁘게
다독다독 가꾸고 꾸미게 하는지
높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참 좋은 날이다/靜岸
그립고 보고싶습니다
신미항
그리움
그네타는 바람가지는
장미꽃 붉은 춤사위 내려
그대 미소로 흩날리고
갈무리할 수 없는
꽃빛연가
무심의 세월길에 접어야 하지만
나부끼는 한 줌 잎새에도
풀꽃 애틋함 머금고 걸어오는 당신
보고싶습니다
쓸쓸함
휘감긴 무심의 하늘뜰엔
안을 수 없는 미소 한자락 드러눕고
시린 갈대 그림자
바스락 거리는 가슴뜨락
기약없는 기다림고여 눈물인데
그립습니다
저 푸르게 짙어가는
봄뜨락에 그리움으로 서성이는
당신의 그 모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