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장미 / 동심초
오월은
예쁘게 피어나는
장미가 있어 더욱 빛나는 계절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지
여기저기 다투어가며
빼꼼히 나를 바라본다
옛날은 장미를 닮은 그녀가
내 마음 빼앗아 놓았었는데
이제는 그녀를 닮은 장미가
나의 시선을 붙들어 놓는다
담장 위에 빨갛게 피어난 장미꽃
꽃잎에 서려있는 아름다운 추억
아련한 그리움에 젖는 마음
네 곁을 떠나지 못해 서성이는구나
하루를 맞이할 때
모란 이정숙
하루를 맞이할 때 인내와 용기로
생명 다할 때까지 살아 가려면
포기하지 말고 침착한 생각으로
삶을 살면 어김없이 내일은 올 것이니
그날이 그날이구나 하는 생각 버리고
순간적인 생각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미래의 보장은 없으니 하루를
중하게 여기며 기쁨을 찾아 즐기고
희망의 마음으로 노년을 보내며 즐기자
사랑은 첨부터 끝까지 하나
靑天 정규찬
초여름의 땡볕을 머금으며
자세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정열의 붉은 꽃을 피워 내는
넝쿨장미를 마주하니 사람도
초지일관하는 마음으로 어느
한 사람을 열정적으로 사랑할
때 빨간 넝쿨장미처럼 고운
사랑의 꽃을 피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흔들림이 없는
사랑처럼 고귀하고 소중한
사랑이 어디 있으랴 사랑은
첨부터 끝까지 하나가 좋다
당신 참 그리운 사람입니다
신미항
스치는 한줌 바람에도
향기실어 그리움 만들어 주고
회빛의 애잔함에
장미의 화사함 물들인 그대
당신 참 그리운 사람입니다
건네주는
속삭임 한자락 없어도
풀꽃 애틋함 불러모아
붉은 보고픔 물들이고
그저
바라만 봐도
가슴 떨려오는 사람
그냥
한줌 향기만으로도
함께이고 픈 사람
더 넓은 내 영혼의 뜰에
그리움의 싹 틔워
사랑으로 달려가고 픈
당신
참 만나고 싶은
그리운 사람입니다
그대와 마시는 커피는
詩 / 美風 김영국
때론, 진한 커피 향을 느끼려
혼자 마실 때도 있지만
아무런 의미 없이 혼자 마시는 커피는
외롭고 쓸쓸해서 싫어요
다정하게 마주하며
그대와 마시는 커피는
정겨움이 흐르고
포근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
늘,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대를 바라보며
사랑 향기 피어오르는
그런 커피를 마시고 싶어요.
언제나 그 자리에 / 노을풍경(김순자)
많고 많은 날들 왜 그땐
소중함을 몰랐을까
부부는 언제나 그 자리에
늘 함께하려니 했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서로 닮아가는 모습으로
은근히 익어가고 식지 않은
뚝배기에 은근함 같은 모습으로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사랑의 버팀목이 되고
서로의 등에 기댄 채 덤덤히
그러려니 살아가는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떠난 후에
함께했었던 모든 날들이
조각조각 행복인 줄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떠난 후 그 자리가
너무도 소중하고 커다란
사랑에 울타리인 줄을 깨달았지만
때늦은 후회에 아쉬움으로
세월 속 계절이 바뀌어가듯
쌓여가는 그리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