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 원태연
가장 고된 날을 기다렸다가
그대에게 전화를 걸지요
고된 날에는
망설임도 힘이 들어
쉬고 있을테니까요
가장 우울한 날을 기다렸다가
그대에게 편지를 쓰지요
우울한 날의 그리움은
기쁜 날의 그리움보다
더욱 짙게 묻어날테니까요
고된 일을 하고
우울한 영화를 보는 날이면
눈물보다 더 슬픈 보고픔을 달래며
그대의 회답을 기다리지요
시간(時間)
글 / 美風 김영국
시간은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가 크다
시간을 쪼개 쓰는 사람은
흐르는 시간이 아까워 애를 태우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사람은
십 분이 한 시간 같고
한 시간이 열 시간 같다
흘러간 시간은 되돌릴 수가 없고,
시간은 우리 삶에 지침(指針)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 용혜원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미워함도
삶의 한 부분이지만
사랑하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는
모든 것들이 내게 가까이 다가와
친밀감을 느끼게 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할 때는
모든 것들이 내게서 멀리 떠나가
서러움을 남겨놓는다.
세월은 흐르고 모두 다 떠나고 있는데
사랑으로 행복할 수 있다면
살아온 세월이
결코 후회스럽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서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을 즐겁게 만들고
삶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하루하루 / 玄房 현영길
하루 알림 눈빛
어느새 칫솔 덧니 되고
세숫비누 반토막 인사
아침 출근길
구두 구두약 마르고
달리는 버스 몸 맡긴다.
옹기종기 커피 한잔
이야기 속 귀 쫑긋
흔들리는 전철 손잡이
하루 일가 마감하는
우리네! 눈빛 반짝
버스 의자 함께 존다.
시작 노트: 하루하루 반복 생활
눈 비비면 어느새 몸 말한다.
졸린 눈 함께 잠시 쉼 청하면
그리운 고향 바라듯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 품
너를 두고 / 나태주
세상에 와서
내가 하는 말 가운데서
가장 고운 말을
너에게 들려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가진 생각 가운데서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세상에 와서
내가 할 수있는 표정 가운데
가장 좋은 표정을
너에게 보이고 싶다
이것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진정한 이유
나 스스로 네 앞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다
그대는 / 매향 임숙현
서로의 가슴에서
다른 빛으로 반짝이다가
그대의 순수한 마음에
울림 하는 설렘으로
물들어 가고
따뜻한 마음에 피운
향기로운 이야기꽃 엮어갈
소중한 만남이기를
소망했기에
저만치 멀어진 발자국에
실린 기쁨과 슬픔
그냥 무덤덤하면서 그윽해
음악처럼 흐르는 하루가 있어
설렘이 있는 연인 같고
우정를 나눌 수 있는 친구처럼
편안하게 다가오는
그대는 행복을 주는 사람입니다
장미 향기 아래 쌓은 추억
石友, 朴正載
장미 향기 아래 쌓은 추억
그리움의 추억 탑을 세우고
그리움을 조각하여 둔다면
가슴속에 그때 그대로 남아
나를 보고파 하는 친구의 생각
되살아나 추억이 싹틀 텐데
장미 향기는 나이를 가리지 않고
그리움은 때를 정하지 아니하니
추억의 탑은 누구의 가슴에도
예쁘게 쌓아 간직할 수 있어
그리움 새긴 탑 곱게 쌓아서
두고두고 생각하며 살고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