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바람 부는 봄날이 오면
靑天 정규찬
훈풍 부는 봄이 되면 겨울 내내
얼어붙어 있던 대지가 풀리고
잎사귀 다 내주었던 나목의
가지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꽃망울이 부풀어 올라 꽃잎이
세상 밖으로 눈을 뜨는 시기이며
만물이 생동하며 마음껏
두 팔 벌려 세상을 향해 웃음
짓는 향기로움 가득한 때이어라
식물도 동물도 생기발랄하고
몸에 기운이 솟아나 활기찬
세상이 열리고 기쁨 가득하여라
그대 마음의 정원에서
은향 배혜경
꽃향기 물씬 풍기는
그대 마음의 정원에서
은은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작은 눈빛 하나에도
아껴주는 마음 가득하니
함께 있는 자체만으로도
그저 행복합니다
꽃을 바라만 보아도
기쁨이 솟구치듯이
기쁨의 샘물
나눠 마시며
평화 꽃 활짝 피우는
우리가 되어보아요
휭하니 바람처럼 / 노을풍경(김순자)
포근한 햇살이 조금씩 퍼져오는 아침
따뜻한 커피 한 잔에 온기를 느끼며
옛 생각에 젖어본다
젊음이 있었고 꿈이 있었던
봄꽃 같은 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돌고도는 계절처럼
따뜻한 날도 추운 날도 있었지만
젊음이 있고 꿈이 있어
아름다웠던 날들였지만
이제는 한바탕 꾸어버린 꿈처럼
이미 저만치 떠나고 놓쳐버린
어느 낯선 간이역에
휭하니 떠나버린 바람처럼
머리엔 하얀 서리가 짙게 내려앉은
저물녘 황혼 길에 남은 날들을 세어가며
다시는 돌아갈 수 없기에
더욱 아름답기만 했었던 날들을
서늘히 비어가는 찻잔에 아쉬움으로 담는다
사리 살짝 봄 오는 향기
by / 美林 임영석
습기 품은 봄바람 살며시
봄이 오는 그 향기여
시냇가에 봄빛
산에도 들에도 숲길 따라
따스한 봄 햇볕 양지
새록새록 새순
긴긴 잠 깨어나며 기지개
아롱다롱~ 살금살금
돌돌돌~ 시냇물
그 노래 솔솔 들리시나요
버들강아지도 살찌는
오동통~ 봄노래
초록 보리밭 춤추는 모습
꽁꽁 얼었던 땅 녹아
아지랑이 춤춘다!
화려한 색채의 마술
이헌 조미경
길을 나섰다
햇살이 등을 비추는데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어
한기가 뼛속 깊이 파도친다
꽃샘추위인가
얼었던 대동 강물이 녹아 흐른다는 우수
깊은 산속 계곡물도
힘차게 흐르는 요즘
봄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인
땅의 기운을 받고 싶은 이
강인한 심장에 오묘한 문자를 새기어
향기로운 글 한 줄 남기고 싶은
작가의 오매불망 소원에 기대어
화려한 색채의 마술에 함께 하고 싶은 여심.
바람이 사는 곳엔
慈醞 최완석
바람은
계절 따라 사는 곳이 다르다
봄바람은
꽃들과 방실방실 웃으며 살고
여름 바람은
바다와 강가에서 해맑게 웃으며 살고
가을바람은
고운 단풍과 함께 생긋생긋 웃으며 살고
겨울바람은
은빛 세상에 함박웃음 지으며 산다
사람이
사는 곳에 웃음이 있고 행복이 있듯이
외로움에 심하게 노출 되면
靑天 정규찬
외로움에 심하게 노출되면
마음에 화상을 입고 끝내는
외출조차도 꺼려질 것이다
사람이 싫어지고 세상만사
모든 것이 귀찮고 짜증나며
자꾸만 어둠속으로 자신을
내몰며 웃음 또한 사라진다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 고독
암 덩어리 같은 외로움에서
벗어날 때 삶의 의욕도 생길
것이니 사람을 만나 사귀며
살아야 행복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