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의 가을 / 초포 황규환
고추잠자리의 비행(飛行)
가을 하늘이 높다
그려진 새털구름 
그 위에 뜨는 그리운 얼굴들
아찔한 세월을 엮어
무성한 콩들 그리고 벼는 익는데
올해도 풍년예감에 기쁨도 잠시
가슴을 누르는 농협대출금 생각에
고개 숙이는 
강아지풀 이삭은 머리가 무겁다
맑은 햇살 아래에 
김장배추를 심으며
속이 꽉 차는 배추를 꿈꾸는
조그만 행복을 키우는 농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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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
            慕恩 최춘자
잊지 말자 
훗날을 기약하며
책갈피 속에 숨겨둔 언약
심연의 여울목에
솟아나는 그리움의 조각들
추억 속의 잔영들이 아프다
따가운 햇볕 내려와
태우고 또 태워도
꺼지지 않은 불꽃들
눈물겨운 이별 앞에
미쳐 쏟아 내지 못한 정열
붉은 꽃비되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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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 미학 이미숙
여름이  끝나는 날에
온 세상을 다 태우려는 태양
뚝 따서 내 빈 잔에 담고
가을이 처음  열리는  날에
파아란 하늘과 구름 한 페이지
내 빈 잔에  담아 
넘쳐  흐를 여름을
취하고  취할 가을을
실컷 마셔 볼테다 
아름다운  이 세상
실컷 취해서 
웃으며  마음을  여행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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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 김성기
드높은 하늘 아래
계곡의 물소리 쓸쓸하고
누렇게 변한 보리싹을
휘감다, 쓰러뜨리며
삶의 진실을 쓰려 애쓴다.
어떤 어려움도
어떤 즐거움도
이 세상에
불변한 것이 있을까?
여름을 
기억하며
독립 군처럼 단결된 보리 알곡만이
상실감을 털어 낸 자유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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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에
                 慕恩 최춘자
벌써 밤이 길다
차갑고 적막한 가을밤
찬바람 스쳐 낙엽 홀로 진다
맑은 별빛에
눈길이 오래 머무는 건
내 안을 휘도는 별 같은 기억들 때문
하루 치 
무거운 등짐 여기에 벗는다
아! 
내 마음 뜬구름 같아라
고운 그대 
가을밤처럼 아릿해서
다정한 그대 
별빛으로 스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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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또한 추억인 것을 / 淸香 류봉희
삶이 버거워 고통스러울 때
아픔이 증폭되어 통곡할 때
내 그대에게 전해줄 말은
짧은 언행과 침묵 그리고
벗어날 것이라는 믿음의 손길
지금 이 순간 머문
아련한 아픔도
바람처럼 스쳐
세월 따라 지나 가리
선택으로 주어진 일생의 삶
흙으로 돌아가는 내내
돌고 돌아 그들은
또 다른 모습으로 위협하며
찾아 올 손님인 것을
아픔은 그냥 된소리와 함께
바람에 얹혀 흘려보내고
그 이후 통증이 아물면
추억이 쌓였다 말해 주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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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그리움 / 설주 이성엽 한 낮, 찬란한 광채에 영광 받고 할 일 다 했노라 노랗게 익어가더니 수평선 사이에 두고 아쉬운 듯 장렬히 토해내는 핏빛 혈무 인정에 얽혀 떠다니는 애증과 숱한 욕망을 한데 모아 불사르며 이제는 잊으라고 내일 다시 시작하라고 바람이 전해주는 구슬픈 노을 만가 세 치 심장에 박혀 요동치는 녹슨 화살을 꺼내지도 빼내지도 못한 채 선혈은 흐르고 흘러 하늘마저도 붉게 물들이나보다 애끓는 마음은 아직도 뜨겁기만 한데 붙잡지 못하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심중에 남아 있을 당신 아, 핏빛 눈물로 떨어지는 노을 그리움이여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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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 申潤浩  
나 자신을 뒤돌아 보자 
나는 누구 이기에 있는가 
비판과 비교도 해보자
남을 위해 얼마나 나누었나 
흔들리지도 말고 휘말리지도 말고 
너무 깊이 빠지지도 말고 
지난날이 과연 정확성 있는가 
내가 바라는 게 무엇인가 
자신에 미소 지을 수 있을까 
온 세상 사람들에 내놓을 수 있나를
남에게 미소를 줄 수 있나 
기쁨을 나누어줄 수 있나를
외로워하는 자에게 기쁨을 
넉넉함을 배려할 수 있는지 
쓰러진 사람 일으킬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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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 돌샘 이길옥
외롭다 하면서
쓸쓸하다 하면서
고독을 씹는단다.
씹힌 고독의 맛
그 근원에 닿아보지 않고서
짐작도 못 할 맛이라며
홀딱 빠진단다.
혼자라 하면서
외톨이라 하면서
고독을 삼킨단다.
스스로 만든 고독의 맛에 길들여지면서
스스로 젖어 물들면서
홀로 서기를 고집하면서
고독의 재미에 빨려든단다.
홀로여서
외로움 덮어쓰고
눈물 찔끔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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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 오진 것 / 돌샘 이길옥
봤냐?
그 탱탱하고 알차게 여문
눈총만으로도 툭 터질 것 같은 홍조
봤어?
복숭아 볼
아, 보송보송 살 올라
뽀얗게 물이 배는 황홀함
봤냐니까?
무르익은
옆에만 가도 단물이 팍 튀길
혼미하게 녹아들 환상
잘 봐.
극락이고
천국인
저, 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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